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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9/06 광교산 산행 후기

사용자 삽입 이미지SONY | DSC-W300 | Normal program | Pattern | 1/40sec | F/2.8 | 0.00 EV | 7.6mm | ISO-640 | Flash fired, auto mode, return light detected | 2008:09:06 19:35:33

 

짜라는 아직 '오리'여서 그런지 후기에 쓰기 권한이 없네요.
그래서 자유게시판에 올립니다.
가능하다면 '삼지창 회원(?)'으로 올려주심 감사하겠습니다.
아님 기냥 다른 분이 후기란 으로 옮겨주셔도 좋습니다.


(존칭 생략하고 수필처럼 써내려 갑니다.)


코스: 반딧불이 - 형제봉 - 비루봉 -시루봉 - 버스종점


[ 준비 ]
며칠 전 가입하고, 산행 공지를 확인했다.
가야할지, 가도될지 망설이다, 가기로 결정.

당일 13시쯤 힘겹게 눈을 뜨고,
후배와 같이 대청소를 한다.
몇 주째 화장실 상황이 마음에 걸린지라, 열심히 화장실도 청소하고..^^;


항상 마음은 산행을 원했지만, 몇 번 가보지 않은 산행이다.
그래서 산행에 필요한 장비들이 아무것도 없다.
뭘 입고 갈까 고민을 해보았지만, 회사 출근용 교복 수준 옷들과,
간편한 나들이옷들이 대부분이고, 활동성이 좋은 옷들은 대부분 베이지색 개열이라 빨래에 대한 압박으로 그냥 청바지 차림으로 가기로 했다.
등산하기 최악의 복장이지만, 두 치 앞으로 내다본 선택이니, 잠깐의 고통은 달게 감수하기로 했다.
등산화 또한 없기에 나름대로 구두 아닌 운동화를 찾아 신고 출발.
후배역시 산행에 대해 개념 없긴 마찬가지 여서
개념상실 최고복장 1등을 다투는 콤비.


[ 집합 ]

주최자 ‘쟈스민‘님에게 연락해 교통상황 확인하고, 광교만 밑자락으로 부릉부릉~~.
10분 일찍 도착해 햇살 가득한 광교저수지 둑길로 산책을 했다.
뜨거운 햇살에 오늘 산행이 고단할 듯 생각이 든다.

짜라를 포함 총 9명의 인원이 집결했다.
생각보다 많은 인원이 모였다.


[ 출발 - 형제봉으로 ]
출발 전에 ‘쟈스민’님이 최악의 등산복 청바지를 지적하셨다.
이미 각오는 했으므로 얼굴가득 미소를 띠고 고개를 끄덕이고 출발.
‘쟈스민’님은 산행 내내 낙오자가 없는지 분주히 오락가락 했는데,
개념상실 등산복이 혹시나 낙오하지 않을까 출발 전부터 걱정을 해주신 듯하다.

출발은 힘차고 경쾌하다.
짜라는 새로운 사람과의 만남이 무척 즐겁다.
산행 도중 쉴 새 없이 다른 회분 분들과 이런 저런 이야길 했다.

"대화를 하다"를 고상하게 표현한 "노가리 깐다" 는 표현에 '해피엔딩'님이 폭소를 터뜨렸지만,
시간이 지나니 적응이 되셨는지 ‘해피엔딩’님이 고상한 표현을 간간히 쓰기도 했다.


[ 형제봉 정상 ]
형제봉은 두 번째 오르는 것이다.
수원에 온지도 언 6년째 접어드는데, 자주 가보지도 못하는 짜라가 한심스럽다.
당분간은 혼자든 '못난이'님을 꼬드겨서든 ‘한 달에 두 번은 다녀야겠다.’ 다짐해 본다.
짜라가 길치라 길이 익숙해 질 때 까진, 누군가에게 빈대 붙어야 하는 현실이 조금 위안이 된다.

형제봉에서 단체사진을 찍었다.
'아기곰'님은 제일 자신 있는 엉덩이를 계속해서 들이미시고,
'못난이'님도 그에 질 새로 가장 폼 나는 뒷모습으로 사진의 한 자락을 매우셨다.
'해피엔딩'님은 사진 찍는 다는 소리에 후다닥 황금 자리를 차지하시더니, 소심하게 사진에 나오려 애쓰는 짜라 앞에 당당히 그림자를 드리우신다.
'엄살 고양이'님은 '세침 고양이'로 변신하셔서 나름 요염 포즈로 포토제닉에 야심을 드러내신다.
'해피엔딩'님과 '쟈스민'님은 각자 독사진을 찍고 가장 자신 있는 포즈와 살인미소로 자신만의 역사에 한 패이지를 남기신다.


[ 비루봉으로 ]
형제봉을 지나서 부터는 모두 초행길이다.

산길이 복잡하지 않다고 말하는 똑똑한 사람들도 있지만, 짜라에게 무척 복잡하다.
자연과 친하지 못한 건지 혹여 일행을 놓칠세라 조바심을 치며 산행을 한다.
대 자연 속에 둘러싸인 기분에 흠뻑 취하고 싶었지만,
앞으로 가기 바쁜 짜라에겐 어림없는 소리이다.
가끔 걸음을 멈추고 주의를 둘러보며, 나의 자리를 가늠해 본다.

사람들의 흔적이 만들어 놓은 끊어질듯 이어진 길을 제외하곤 모두 나무로 뒤덮여 있어서 출발할 때 걱정했던 햇살이 산행을 방해하진 못했다.
구멍 뚫린 나뭇가지 사이를 헤집고 스미어 드는 햇살이 오히려 아름다운 여운을 만들어 내에 상쾌한 기분에 빠져들게 했다.


청바지가 드디어 효력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몸의 작은 구멍으로 비집고 나온 땀과 한대 어우러져서는 스스로의 강인함을 과시했다.
마분지처럼 뻣뻣해진 청바지는 짜라의 걸음걸이를 절도 있게 바꾸었다.
2~30분이 지나서야 뻣뻣한 청바지에 적응이 되어, 힘은 들지만 불편함은 잦아들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SONY | DSC-W300 | Normal program | Pattern | 1/13sec | F/2.8 | 0.00 EV | 7.6mm | ISO-400 | Off Compulsory | 2008:09:06 18:47:41

[ 비루봉정상 - 한심한 책 한 권 ]
비루봉 정상엔 정자가 하나 있었다.
정자에 올라 앉아 주위를 휘 둘러본다.
잠깐의 휴식 후 '못난이'님이 준비한 돗자리가 깔리고, 먹거리들이 하나둘 자리 잡고 앉았다.
'알피니스트'님은 손바닥만 한 가방을 꺼내서는 내용물을 꺼냈다.
7~8번을 반복해서 펴니 두 사람이 앉을 만한 돗자리가 되었다.

참외, 복숭아, 치토스, 김밥에다가
막걸리, 맥주가 분위기를 돋우어 주었다.
특히나 음주'고양이'님은 눈을 반짝이시며 슬러시가 된 막걸리 통을 연신 짜서는 목을 축이기에 여념이 없다.

'못난이'님이 가져오신 1.8L 막걸리도 슬러시 상태라 아직도 두 시간은 더 있어야 먹을 수 있을 듯 했다.
일단 급한 대로 짜서 마셔봤는데, 살면서 먹어본 막걸리 중에 가장 구수한 맛이었다.
막걸리 속에 있던 일정량의 물이 얼음결정 상태로 있어서, 막걸리 순도가 올라가 쓴맛이 여운을 남겼다.

짜라의 가방 속엔 책 한권, PSP가 들어있었다.
불량 복장에 한심한 준비물이라니.
정상에서 쉬면서 짬짬이 책을 읽을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결국 산행 일정을 모두 마치고 돌아올 때 까지 한 번도 꺼내 보지 못했다.
책이지만 짐일 수밖에 없었던 한심한 준비물로 오래도록 기억 될듯하다.

아무 먹거리도 준비 못한 짜라는 얻어먹는 처지자 편치 많은 안았지만,
아무 내색 없이 열심히 먹고 마셨다.

후기로 나마, '못난이'님과 '알피니스트'님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 시루봉으로 ]
어스름이 깔리기 시작했다.
밤은 나무들 사이로 조금씩 스미었다.
어둠이 우리를 에워쌀수록, 우리는 더욱 가까이 붙어서 행진하게 되었다.
함께하는 산행의 오묘함을 주기위해, 어둠이 치는 장난처럼 느껴진다.

오르막은 힘에 부치고, 내리막은 발가락과 발바닥을 아우성치게 했다.

동생 '나주'는 가벼운 몸놀림으로 일행보다 한참 앞서서 간다.
전화기도 꺼져있는데, 이놈이 중도에 길이나 잃지 않을까 걱정이 되었지만,
짜라보다. 길 찾기는 한수 위인 듯 낙오하는 불상사는 발생하지 않았다.

'여우'님은 손전등을 꺼내, 불'여우'로 변신.
준비해온 손전등 들이 하나들 어둠을 몰아내고, 발밑의 공포를 달아나게 만든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SONY | DSC-W300 | Normal program | Pattern | 1/40sec | F/2.8 | 0.00 EV | 7.6mm | ISO-500 | Flash fired, auto mode, return light detected | 2008:09:06 19:36:19

[ 시루봉 정상 ]
다들 오늘의 산행에 만족감을 표시했다.
오랜만의 완주라고 했다.
짜라에게도 쉽지 않은 초행길이었다.
다시 또 온다 해도 혼자는 이 길을 찾아오지 못할 것이다.

초승달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었다.
달이 아주 밝게 우리를 비추인다.
몸에 붙어있는 피곤함 들을 몇 마디 농담으로 털어내었다.

대단한 산행은 아니었지만, 즐거운 산행이었다.
산바람과 나무 그늘 그리고 새들의 지저귐 들이, 세파에 찌들어 얼룩진 마음에 찌꺼기들을 털어내 버렸다.


[ 버스종점 - 뒤풀이 ]
일정이 바쁘신 '아기곰'님을 제외한 모두는 주막(?)에 둘러 앉아 아우성치는 배를 달래고 있다.

사람들은 산에 오르는 이유가 뭘까?
짜라는 이런 개똥철학들이 어울리지 않게 떠오르곤 한다.
이것은 마치 인생의 한 부분인 듯 하루에도 여러 번 짜라를 괴롭힌다.
자마다 산에 오르는 이유들이 있을 것이다.

외로움에 몸부림치다, 지쳐 나온 사람.
다른 사람의 생각들을 듣고 싶은 사람.
자신을 이겨보고 싶은 사람.
누군가를 만나고 싶은 사람.
사람이 그리운 사람.
가자고 하니 따라 가는 사람.
무거운 몸을 가볍게 하고픈 사람.

이 모든 생각들은 하나하나의 이야기가 된다.
그것은 삶이 되고, 인생이 된다.

그래서 항상 그 질문의 끝은 '인생'은 무엇인가가 되어버린다.
답도 없는, 없을 것 같은, 생각들을 끝없이 쏟아 내는 '짜라'는 기분 좋은 하루였다라고 일기에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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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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