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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GGRC SE 2008/02

by 짜라 2008. 2. 28.

GGRC 자기개발 독서모임 2008/02

자기계발 2008/02/27

23:00
차창 밖을 바라본다.
지나가는 풍경들이 보인다.

내가
아는 길이다.
모르는 길이다.
아는 길이다.

배경처럼 스치는 창밖 거리의 모습들을 보면서 혼자 생각한다.
수십 번을 지나쳤던 길이었기에 기억 속에 있는 거리 풍경도 있고,
수십 번을 지나쳤지만 처음 보는 듯 한 풍경도 눈에 들어왔다.

그러다, '아, 어디서 내려야 하지?' 하는 생각에 창밖 풍경을 다시 더듬는다.
여기가 어디쯤인가?
어디서 내리는 거지?
S선배 집에 갈 땐 A정류소에 내려 버스를 갈아타야 되고,
B정류소는 그래 여긴 예전에 다니던 회사 갈 때 내렸던 곳이지.
아! 생각났다.
C정류소, 거기서 내리는 구나.

벨을 누르고, 곳이어 버스가 멈춘다.
사뿐한 걸음으로 밖으로 발을 내딛자, 이내 버스는 출발한다.

방향을 잡고 걸음을 옮긴다.
몇 발작을 걸었을까? 한사람의 미소 띤 얼굴이 떠오른다.
얼굴의 주인에게 문자를 보낸다.

그래도 인생은 아름답습니다.
좀 있음 꽃피는 봄이네요.
좋은 꿈 꾸세요.
o(^o^)o


오늘은 독서 모임이 있는 날이다.
그런데 조금 망설여진다.

갈까…? 말까…?
사실 이번 달 책을 읽기는커녕.
선정 도서가 무엇인지도 모른다.
그래, 나는 지난 한 달을 아무것도 하지 않고 아무것도 읽지 않고, 그 무엇도 쓰지 않고 그렇게 보냈었다.

이번 주에 들어서면서 부터 '블루무드'에서 탈출 하려 시도 하고 있다.
어쩌면 오늘의 모임이 그 마지막 종지부가 되기를 희망한다.
빵빠래를 울리며, 탈 출 성 공  을 기념하는 날인 것이다.


망설이던 마음을 접고 마음을 다잡았다.

18:20
사무실 밖으로 나섰는데, 뭔가 어색하다.
무엇이 다른지 한참을 생각한 후에야 이 시간에 밖이 훤하다는 사실이 떠올랐다.
버스 정류소에 서서 마커스님에게
'몇 일전 내린 눈이 녹진 않았지만, 봄이 오긴 왔군요.'
라고 건넸다.


19:40
나르는 오리가 업고 있는 카페에 도착했다.
자기계발의 기둥들이신 태성씨, 지혜씨, 간난씨가 미리와 있었다.

'카페 라페'? 에서 4~5번 모인 듯하다.
오늘처럼 소란 스런 적은 없었던 것 같다.
역시 옆 테이블 짝을 잘못 만나면, 어디를 가나 시끄러운 것 같다.
여자 6명 정도가 옆 테이블에 앉았는데, 어찌나 소란스럽게 떠드는지…….
아마 그쪽 테이블에서도 이쪽을 보면서 같은 생각을 했을 지도.


식사 주문을 시켜 놓고, 성급하게 책이야기를 펼쳐 놓았다.


『선택』
지난달 선정했던 『인생의 목적』을 쓴 사람이 쓴 책이다.
『인생의 목적』에서 '선택'이야기가 나오고, 아마 그에 이어서 『선택』이란 책이 선정 되었나 보다.

태성씨는 『선택』에선 여러 가지 선택이 나오는데, 그중 '학습'에 대한 이야기를 언급하셨다.
정규 교육을 마친 후에서, 사회에 나와서 스스로의 의지로 하는 '학습'에 대한 이야기 였다.
사람은 죽을 때까지 배우면서 산다는 그런 이야기를 했다.

신이 인간에게 준 가장 큰 축복은 '선택' 이다.

라는 이야기를 인용하면서, 선택에 대한 중요성을 역설 하였다.

짜라는 '수도원 기행'에서 다르지만 거의 비슷한 문구를 읽었던 기억이 난다.

나 역시 다시 젊어지고 싶지는 않다. 젊다는 것은 인간에게 주어진 형벌이라고 나는 아직도 주관적으로 생각하고 있다.
너무나 많은 가능성이 있다는 원칙과, 그것은 어디까지나 가능성일 뿐 우리가 택할 길은 몇 개 안 된다는 현실과의 괴리가 괴로운 것이다.

젊다는 것은 선택의 기회와 폭이 넓다는 것이고, 그것들은 어디까지나 가능선일 뿐 택할 길은 몇 되지 않는다는 현실과의 괴리.
그 문구를 읽으며 짜라 또한 그런 생각을 했었다.
그럼에도 '선택'이 축복이라는 말에 또한 공감이 되었다.

선택을 할 수 있다는 것이 내 자의지로 무엇인가를 결정 할 수 있다는 의미라면,
내가 걸어왔던 인생의 행로가 잘못된 방향이 아니길,
지난달에 '선택'했던, 작년에 선택했던,
짜라의 결정들이 올바른 선택이었기를…….
그리고 다가올 미래의 '내' 선택 또한 그렇기를…….


『아빠를 팝니다.』
책 제목을 듣고 어떤 내용일지 상상이 가지 않았다.
한편으론 무슨 내용일까 궁금해 졌다.
그런데 막상 내용을 듣고 나니, 아! 그렇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지혜씨, 간난씨, 태성씨 모두 책을 읽고 왔지만 논란이 많은 책이었다.
우선 태성씨가 읽고 정리한 프린트 물을 꺼내 보이셨다.
태성씨가 어떻게 읽을까 말까 고개를 기웃 거리는 사이에, 간난씨가 프린트 물을 낙아 채어서
'제가 읽을게요.' 하고는 '아아.' 목을 가다듬는다.
150쪽 분량의 이야기를 A4용지 한 장을 조금 못 채울 정도 양으로 잘 정리되어, 낭랑한 목소리가 되어 우리를 감싼 공간에 울려 퍼졌다.
다 듣고 나니 어디 가서 읽은 척 사기 쳐도 될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ㅋㅋ

책 읽는 목소리가 멈추자, 지혜씨가 뭔가 이상하다고 하면서 고개를 흔들었다.
2001년도 출판 본을 읽었다는 언급과 함께, 자신이 읽은 책과는 조금 내용이 다르다는 이야기를 했다.
이번에는 지혜씨가 읽은 『아빠를 팝니다. / 2001년 판』이야기를 했다.
그리고 덧붙여 책에 오타도 많고, 번역도 이상하고, 이야기가 앞뒤 문맥도 맞지 않다고, 이런 엉망 날림인 책이 다 있냐고, 대한 독립만세를 외칠 기세로 책을 비난했다.
역시나 태성씨와 간난씨는 지혜씨 이야기를 듣고 『아빠를 팝니다. /2006년 판』와 는 좀 다르다고 했다.
서로 책의 한 부분씩을 맞춰보는 한 대목씩 들춰봤는데, 전반적으로 비슷한데, 조금씩 틀리다고 했다.

결국 지혜씨는 책이 이래서야 되겠냐고 개탄했고, 간난씨는 그 책이 어떻게 다른지 나도 한번 읽어 봐야겠다고 했다.
결론은?
설왕설래 2001년판은 좋지 않으니 2006년 판을 구해서 읽어야 한다. 가 결론인 듯하다..ㅋㅋ
위기 상황에 처했을 때 긍정적인 마인드로 무장하고 도전하면, 어려움을 극복하고 성공 할 수 있다는 그런 교훈 적인 이야기라고 들은 것 같다. ^^a


『똑똑한 대화법』
이 책은 읽은 사람이 아무도 없어 그냥 넘어갔다.
대신 짜라가 오는 버스 속에서 책에 끝장을 봤던
『상상력과 가스통 바슐라르』
이야기를 잠깐 나누었다.
마커스님이 권해서 읽게 되었는데, 오늘까지 해서 일주일 동안 3번에 걸쳐서 읽은 듯하다.
20C 초에 활동했던 철학자인 바슐라르의 인생과 그의 철학 주제에 대한 간략한 요약이 있다.
이 책은 90쪽 분량의 얇고 작은 책으로 여기에 언급된 다른 책들에 들어가기에 앞서 맛보기로 읽어 볼만 한 책이다.
그 책에서 언급된 『공간의 시학』이란 책이 읽고 싶어졌다.
바슐라르의 의식과 몽상, 이미지, 상상력에 대한 이야기를 두서없이 했던 것 같다.
어느 맥주광고의 카피였던 '상상 예찬'이란 문구가 떠올랐다.


바슐라르가 다른 철학자들보다 특별히 언급되는 이유는 그의 철학이 이전의 철학들이 등한시 했던 몽상이나 상상에 초점을 맞추어 그것에 의미를 부여했기 때문이다.
처음에 그 또한 이전의 철학자들처럼 '이성적 판단', '객관적 인식'을 태마로 연구를 시작했지만, 연구를 진행해 갈수록 뭔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래서 연구 방향이 전혀 다른 쪽으로 틀어지면서 이미지와 상상력에 초점을 맞춘 연구로 나아간다.


철학자 이야기를 해서일까?
짜라가 1달 동안 잠수 타며, 생각 외에 아무것도 하지 않아서일까?

인생, 삶, 죽음

원초적인 철학적 명제들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영화 속에 녹아있는 인생, 삶, 죽음, 희망, 사랑, 헌신들에 대해 이야기를 했고,
책속에서 건져 올린 인생, 삶, 죽음, 희망들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했다.

우리 삶에서 만나는 인생의 굴곡과 고민, 그리고 선택에 대한 많은 이야기를 했다.
정말로 많은 이야기를 오랬동한 한 듯 하다.

철학이 따로 있을까?
우리 내 삶이, 그 삶 살이가 철학이란 생각이 든다.



눈에 대한 생각도 잠깐 나누었다.
짜라가 어렸을 땐 경남 김해에 살았는데, 내리는 눈을 한 번도 맞아본 적이 없었다.
눈이 내리는 것을 직접 맞아보는 것은 꿈같은 것이었다.
3년에 한번 볼까 말까한 것이 눈이었고, 자고 일어나면 내려있는 것이 눈이었다.
눈은 밤에만 내렸고, 떨어지는 모습을 한 번도 보여주지 않았다.
논에 하얗게 덮고 있는 눈을 보고서야 간밤에 하얀 눈이 내렸구나, 했다.
가끔 TV에서 경기도 어디에 폭설이 왔다는 보도가 나오면 그 속에 사람들이 눈 오는 거리를 우산을 쓰고 걸어가는 장면이 나왔다.
어렸을 적 그것은 풀리지 않는 미스태리 였다.
누구는 내리는 눈을 꿈에서라도 맞아보고 싶은데, 저 사람들은 눈을 피하려고 우산을 들고 가다니.
신은 공평하지 않다.
지금에 짜라는 눈 오는 우산을 들고 걸어가는 사람들의 무리 속에 서있다.
눈을 맞아보자, 그 이유를 알게 되었다.

그 이야기를 두고
혹자는 순수함이 없어져서 라고도 하고,
누구는 경험해 보지 않은 것은 쉽게 말하는 것이 아니라고 한다.

처음에 나누었던『선택』이란 단어가 떠오른다.
눈이 오면 우산을 써야 하나, 말아야 하나.
그 선택의 모범 답안은 무엇일까.

날씨와 생활 TV 프로그램에서 눈 오는 거리의 풍경이 펼쳐져 있다.
그 속에 짜라가 우산을 들고 점점 작아져 간다.
어떤 꼬마는 그 장면을 보면서 아마도 짜라가 어려서 했던 그 생각을 하고 있을 것이다.


여행
여행에 대해서도 이야길 했다.
지혜씨는 항상 어디론가 떠나는 꿈을 꾸는 듯하다.
이번 달에 무슨 책 읽었냐고 하니까, 여행 관련 책들을 많이 읽었다고 했다.
책에서 읽은 몇 가지 에피소드를 이야기 해 주었다.
부부가 동반해 하는 여행 하는 이야기가 많았다.
노년에 부부가함께 하는 여행은 누가 보아도 아름다워 보인다.

짜라는 그 이야길 듣고, 새로운 사실을 하나 알게 되었다.
그렇군요.
여행을 하려면 결혼을 해야겠군요.


사랑
부부 동반 여행에 대해 이야길 나누다 부부의 사랑으로 이야기가 번졌다.
태성씨의 기억 속에 오래도록 남아 있는 이야길 들려주었다.
분위기 좋은 레스토랑에 노부부 한 쌍과 젊은 부부 한 쌍이 식사를 하고 있었다.
젊은 부부는 서로 보기만 해도 좋아 죽겠다는 듯 연신 서로를 바라보며, 손을 잡기도 하고 포옹을 하기도 하고, 주둥이 접선도 서슴지 않았다.
반면 옆자리의 노부부는 아무 말도 없이 조용히, 음식에서 눈을 때지 않고 그렇게 천천히 식사에 열중했다.
젊은 부부는 식사를 마치고, 일어서 걸어 나오면 이야길 했다.
‘우리는 나이 들어서 저렇게 무뚝뚝하게는 되지 말자.’
여자가 뭔가를 떨어뜨리고, 돌아서 줍고, 무심결에 노부부 쪽을 바라보게 된다.
조용히 식사하는 노부부의 한쪽 손이 식탁 밑에서, 서로 만나 하나가 되어있었다.
꼭 맞잡은 그 손을 보면서 한참을 그렇게 바라보고서야 다시 일어서 식당을 빠져 나간다.

모임을 파하고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 지혜씨와 이야기를 나누었다.

인생은 힘들다.

아까 모임에서도 지난달 모임에서 했던 그 이야기를 하면서
요즘은 사는 게 너무 힘들다는 이야길 했다.

그런대 짜라 기억 속에선 '인생은 힘들다.'라는 문장이 편집되어
인생은 고통이다.
라는 문장으로 바뀌어있다.
인터넷에서 '인생은 고통'이라는 단어를 검색해 보았다.

무엇인가가 포착 되었다.


지혜씨가 내리는 정류소에 가까워 졌다.
일어서며 손을 흔든다.
'오늘 즐거웠어요.' 라는 말을 건넸다.
'우울한 이야기만 했는데, 즐거웠어요?' 라고 반문 한다.
'내, 덕분에 즐거웠어요.'
짜라는 정말 그렇게 생각했다.


정말 인생은 힘들다.

그러나

그럼에도

인생은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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