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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책 이야기 -오랜만에 다녀온 고향 "부산"

by 짜라 2006. 8. 7.

모모 앞표지

2006/08/05 ~ 06
참으로 오랜만에 고향엘 다녀왔다.
나에게 부산은 대한민국 제2의 경제도시 이전에 아련한 추억의 장소로 기억된다.
지난번 설에 부산에 다녀온 이후에 올해로 두번째 부산 방문이다.
나에게 부산은 조금씩 조금씩 더 낯설은 장소가 되어가고 있다.
예전에는 그곳이 나의 집이었는데, 지금은 나와 상관없는 장소가 되어가고 있는것이다.
이날의 방문은 아버지를 뵙고 문안인사를 드리기 위해서였다.

아버지는 여전에 마지막으로 봤던 그곳 그장소에 그대로의 모습으로 미소를 짓고
나를 기다리고 계셨다.
아버지에게 나는 소리없이 인사를 했다.
아버지는 오랜만에 찾아온 자식에게 건강히 잘 살고 있냐고 안부를 물으셨다.
나는 탈없이 잘살고 있노라고 대답하였다.

소원해 지는 부산에대한 기억을 조금이라고 새로운 활력으로 채우기 위해
나는 사촌동생들에게 관심과 애정을 조금씩 나눠주기로 마음 먹었다.
지난번 방문때 주고싶었지만, 계획에 없던 선물을 안겨주기엔 시간이 너무 부족했다.
그래서 주지도 못하고 그냥 돌아왔다.
집에돌아와 즉시 주고싶은 내게 가장 소중한 기억으로 남아있는 책들을 주문했다.
그리고 이번에 '슬기'와 '승훈'이에게 책을 선물 하고 왔다.

다른 사람에게 책을 선물하는것은 기분좋은 일이다.
거기다 내가 엄청 소중히 여기는 책들이었기에 그 기쁨이란..
심히 말로 표현하기가 쉽지 않다.

큰 외삼촌집 첫째딸 '이슬기'는 어려서 나를 잘 따는던 꼬마 소녀 였는데,
어느 사이 벌써 고등학생이 되었다.
어릴쩍 내품에 비집고 들어와 내 무릅위가 마치 자기 자리인양 차지하고 앉았던 때의
그 모습이 아직도 내머릿속 어딘가에 빛바란 사진처럼 귀퉁이가 조금 해어져 지워져버렸지만
그때의 모습이 지금도 재구성되어 지금의 슬기모습과 겹쳐지면서 머릿속에 떠오른다.
고등학생 교복을 입은 모습에 여전히 귀엽고 예쁜 모습이다.

'슬기'에게 나는 "칭찬은 고래도 춤추가한다" 라는 켄 불랜차드의 책을 선물 했다.
내가 대학다닐때 처음 읽었던것 같은데, 삶을 바라보는 시선을 달리하게 했던 책이다.
'슬기'가 책을 어떻게 읽을지 조금은 걱정이 된다.
언젠가 '슬기'가 대학생이 되면 그때 한번 물업고 싶다.
- 그때 오빠가 선물했던 그책 잼있게 읽었어?

둘째아들 '이승훈'이는 어렸을때 욕잘하고 말안듣는 악동 소년 이었다.
불의를 못참는 나(?)에게 무지하게 얻어맏았을탠데, 그런기억은 잘나지 않는단다.
다행이다..ㅎㅎ
한번은 내가 오면 무섭다고 도망가던 모습도 생각난다...
내가 그렇게 무서운 사람은 아닌데 말이다.
지금은 차분하고 학교에서 공부도 잘하는 착한 소년이 되었다.

'승훈'이는 지금 중학교 2학년 이다.
키는 벌써 나보다 1cm나 더 크다.
밤길을 걸으며 어깨동무를 했는데, 예전에 어릴쩍 친구들과 어깨동무를 하며 겉던 때처럼 좋은 느낌이었다.

'승훈'이에게는 "모모"라는 미카엘 엔데의 책을 선물했다.
"모모"는 나게에 아주 특현한 의미를 지니는 유일한 책이다.
태어나 처음으로 받아보는 책 선물 이었고,
처음으로 끝까지 읽어본 책 이었다.
또한 처음으로 책이 이렇게 잼있다는 생각을 가지게 해줬고
시간의 소중함과, 가족의 소중함, 친구의 소중함,
친구의 소리에 귀 귀울일줄아는 행동의 소중함,
시선을 마주치며 미소짓는 것에 대한 소중함,
침묵, 정적, 고요함의 소중함을 생각하게 해주었다.
그리고 그 이후로 많은 책을 읽게 해주었고,
지금에 나를 '나'로 만들어준 책이 바로 '모모'이다.

책을 읽었던 그때의 내 나이가 아마 승훈이와 비슷했을 것이다.
승훈이에게 이책을 읽어보았냐고 넌지시 물어보았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아직 읽어보진 않은것 같다.
나처럼 이책에서 시간의 소중함과, 친구의 소중함을
침묵의 소중함과 귀 귀울임의 소중함을 느꼈으면 하는 바람이다.

셋째딸 '이지혜'는 통통하고 귀여운 꼬마아이다.
이제 막 초등학교를 들어갔을까 말까 하다.
'지혜'에게도 책을 선물해주고 싶었지만, 그맘때 내가 읽었던 책이 하나도 없기때문에,
아무리 생각해도 좋은 책이 떠오르질 않았다.
다음에 '지혜'가 더크면, 그때는 인생에 동반자가 될만한 그런 책을 선물해 주기로 하자.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우리집 책장을 뒤졌다.
그리고 나는 갑진 보물을 발견 할 수 있었다.
'모모'가 내 기억속 그대로의 모습으로 책장 3번째 칸 가운대쯤 꽃혀 있었다.
나는 기쁨으로 흥분하였다.
그리고 혹시나 내기억에 녹이 슬지는 않았나 확인해 보았다.
기억속 '모모'는 나와 동갑인 78년생 이었다.
과연 '모모'는 내 머릿속과 같이 78년 생이었다.

모모책 생일

직장이 있는 수원집으로 돌아오는 기차간에서 책을 펴 읽어내려갔다.
책에선 좋은 향기같은것이 났다.
책장하나하나는 새월을 말해주는것처럼 모두다 다른 빛과 향기를 지니고 있었다.
책장에 묻은 얼룩 하나도 나에게는 신선한 의미로 다가왔다.
그리고 이책을 내 속에서 흘러나오는 '시간의 노래'가 멈출때 까지
나의 동반자로 함께 하기로 마음 먹었다.
그리고 언젠가 나의 반쪽과 함께하게될때,
그친구에게 내 소중한 '모모'를 보여주리라. 생각해 본다.

부산이 나에게 점점 어둠에 그림자를 드리워가고 있지만.
다시금 나에게 빛에 그림자를 드리워 가고 있는것만 같다.
다음번 부산행에는 차원이모의 첫째딸 '박지은'과
둘째 아들 '박준호'에게 좋은 선물을 해주고 싶다.
그렇게 사촌들에게 내게 가득한 사랑과 기쁨을 전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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